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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날 황룡사역사문학관

아이들과 여행

by 내꿈은동네책방오너 2021. 4.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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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비가 온다.

비가 오면 경주에 가야지!

 

 

비 오는 날은 경주가 멋지다.

높은 건물 없는 안개 낀 도로 위를 달리면 기분이 좋다.

비를 맞아 나뭇잎들이 더욱 푸릇해 보여서

좋다!

 

우리는 어디 갈지를 미리 계획하기보다는

그냥 토요일 아침밥을 먹다가

"오늘 가고 싶은 곳 있는 사람?"

하고 물어보면

누군가 대답한다.

이번엔 초2 아들램이 대답했다.

"황룡사지 9층 목탑 보러 가야 해!"

 

"거긴 어떻게 안 건데?"

"저번에 불국사 박물관에서 봤어.

원래 왕궁을 지으려다가 절을 지었는데 다 타버렸데,

그래서 보러 가야겠어"

 

'엄마는 어릴 때, 박물관에서 본 것들은

집에 오는 길에 모두 흘리고 돌아왔는데,

아들램 넌 기특하게 고이 담아왔었구나...'

 

비 오는 날 황룡사 역사 문학관

 

내가 알고 있는

황룡사 9층 목탑은

선덕여왕 시대에 지은 탑이라고 책에서 본 적이 있다.

적의 침략을 막아내는데 급급했던 시절

선덕여왕은 더 큰 그림을 보았다는 내용이었다.

선덕여왕은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가슴에 품고, 황룡사 9층 목탑을 지었어요.

그렇게 꿈을 향해 한 발 내디딘 것이죠.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분명한 비전이 있었기에 혁신도 가능했습니다.

그저 지금 당장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급급했더라면, 또는 강국이 되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다면 혁신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책 <역사의 쓸모> 중에서...

 

 

이렇게 선덕여왕은 신라가 삼국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며,

비전을 제시했던 거다.

 

황룡사지는 그냥 흔적만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와우!

 

<황룡사 역사문화관>이라는 곳이 있다.

정말 비 올 때 가기 딱! 좋은 곳이다.

 

주차하고 문화관으로 가는 길에는

발굴을 하면서 모아놓은 기와와 초석들이 있다.

 

비 오는 날 황룡사 역사 문학관

 

 

 

 

조금 걸어가니 안내판이 보인다.

황룡사에 대한 설명이 들어가 있다.

황룡사는 진흥왕 때 지어졌고,

고려 시대 몽고의 침략으로 소실되었다고 한다.

 

역사문화관은 제법 멋지게 지어져 있다.

유리 너머로 목탑이 어렴풋이 보인다.

기와로 지어져 있고,

규모가 그리 크진 않지만,

지어진 지 오래되지 않은 것 같아

내부가 더욱 궁금해졌다.

 

비 오는 날 황룡사 역사 문학관

 

 

입구에 들어서서

왼쪽으로 들어가면 바로 보인다.

9층 목탑!

 

다시 1/10 크기로 재건하였기에,

여러 가지 안이 있었다.

그걸 모형으로 옆에도 같이 만들어 두었다.

 

 

 

1안과 2안의 차이를 아시겠는가?

처마를 받치는 모형이 조금 다르다.

 

1/10 모형은 1 안대로 지어져 있다.

 

 

 

이것도 2층을 넘는 높이인데, 1/10 크기라니, 실제 그 크기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신라의 기술로만 지어진 것은 아니라고 한다.

백제의 장인 아비지의 도움을 받아서 지었다고 한다.

 

 

아래 사진은 처마를 받드는 기둥인 것 같은데,

요건 실제 크기로 제작되어 있었다.

정말 큼!

 

 

내부에서 외부를 바라본 모습!

 

이제 2층으로 올라가 본다.

 

목탑의 부분 모형이 있고,

 

 

2층에서 9층 목탑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이쯤에서 황룡사와 9층 목탑에 대한 이야길 해볼까 한다.

황룡사는 신라 진흥왕 때 지어졌다.

원래 황룡사는 궁을 지으려고 했는데,
어느 날 황색 용오름이 보이고
이것을 이상 징조라 여기고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해
궁을 짓는 대신 절을 짓는다.

그래서 그 시대의 절로 보았을 때 규모가 제법 크다.
불국사의 8배라고 하니, 그 규모가 엄청난 것이다.

 

그리고 선덕여왕 시절

자장이라는 스님이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와
황룡사 9층 목탑을 짓기를 권한다.

그리하여 탄생하게 되었으나,
당나라의 침입을 받아 목탑은 불에 타 없어진다.

 

정해진 시간에 황룡사에 대한 이야기를

3D 상영관에서 영상을 보여주는데,

이 영상이 또 얼마나 감동적인지....

 

당나라의 침략을 받았을 때

스님들이 당나라 군인과 싸우는 모습,

그리고 목탑이 불에 타서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을 보니

내가 울컥한 느낌이 들었다.

 

정말 아줌마 되더니 감정이입이 너무나 잘 된다.

놀랍다.

 

비 오는 날 황룡사 역사 문학관

 

 

 

지금부터는 황룡사 역사관이다.

황룡사 안에는 이렇게 되어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9층 목탑의 <판축> 토목 기술이 소개되어 있다.

아주 우수한 토목 기술이라며...

잘은 모르지만,

층을 달리하여 정리한 것이

매우 정교해 보이긴 한다.

 

 

 

2층을 나오면 이렇게 예쁜 실내가 보인다.

이런 한국식 천장의 모습이 너무나도 좋다.

깔끔해서 군더더기 없고, 친근하다.

 

예전 교과서에서 본 이야기였던가?

소나무를 너무 잘 그려서 새가 와서 머리를 부딪혔다는 이야기.

그게 황룡사의 벽화였구나...

'솔거'
금당벽화를 그리다.

솔거는 신라인으로 가난하고 변변하지 못한 집에서 출생하여
그 출신을 알 수 없으나, 그림을 잘 그리기를 타고났다.
솔거는 황룡사 벽에 노송을 그렸는데 나무의 줄기와 몸통은 주름지고,
가지와 잎은 서려서 일그러졌다.
까마귀, 솔개, 제비, 참새가 간간이 바라보고 날아들다가 부딪혀
어름어름하며 떨어졌다...

 

 

 

황룡사지 너른 터가 보인다.

궁을 지으려고 했다고 하니, 그 크기가 크긴 크다.

 

 

 

잠시 쉬어가기

그리고 1층엔 카페와 기념품점이 있다.

 

큰 아이는 9층 목탑 만들기,

둘째는 목걸이를 사주었다.

 

 

카페의 창이 참 예쁘다.

제주도 같기도 하고!

 

 

이제 야외로 나와서 황룡사지를 직접 둘러본다.

 

 

 

곳곳에 이렇게 발굴 흔적들이 보인다.

 

 

불상이 있던 자리.

목탑이 있던 자리.

정말 크긴 크다.

실제로 있음 얼마나 멋질까...

 

 

백제인 이미지 기념비도 있고

 

잠시 이곳에

궁전 규모의 절과

커다란 9층 목탑을 상상해본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더 강해서,

그것을 더 잘 지켰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더는 아쉽지 않도록,

지금 주어진 것들도 소중히 해야 하지 않을까...

 

이곳의 최종 목표는 이전 모습 그대로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하니,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언젠가 복원된 모습을 본다면

또 다른 경주의 중요한 상징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음날 아이는 이곳에서 산 기념품을 조립해서 9층 목탑과

블록으로 황룡사를 만들어냈다.

 

 

그 넓은 부지를 열심히 뛰어다니더니,

같이 돌아다닌 보람이 있구나!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 너무나 예쁜 벚꽃

 

* 이 글은 황룡사지를 찾아, 문화재가 소실될 때의 안타까움과 슬픔을 처음으로 공감해본 미책오가 쓴 글입니다.

여러분의 댓글과 공감은 힘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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