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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맛집 밀양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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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꿈은동네책방오너 2021. 5. 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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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맛집 밀양읍성

 

한동안 읍성 방문 포스팅을 많이 올리게 될 것 같다.

읍성에 빠진 아들...

 

차만 타면 지도를 달라고 한다.

그리고 근처 읍성을 찾아본다.

 

오늘은 어버이날이었다.

퇴직하시고 고향 밀양에 계시는 부모님을 뵈러 갔다.

 

"엄마, 밀양엔 밀양읍성이 있어! 영남루 근처에 있어! 거기 가야 해!"

이 이야길 밀양에 간다는 말이 시작되면서부터 계속해서 한다.

 

그 말 더 듣고 싶지 않아서....

밀양읍성에 들렸다가 부모님댁으로 가려 했으나,

어버이날이라서 차가 엄청 밀린다.

그래서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바람에...

밀양읍성은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다.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하여,

집에 오는 길

늦은 시간이었지만,

한번 들러보자 하여 들리게 되었다.

 

주차장에 밀양읍성에 대한 안내판이 있다.

야경맛집 밀양읍성

밀양읍성

- 경남기념물 제 167호-

 

밀양읍성은 성종 10년(1479년)에 주민과 행정 기관을 보호하고

일본의 침략에 대비하려고 고을 주위에 쌓은 성이다... (중략)

 

선조 25년(1592년)에 일어난 임진왜란 때 성벽이 무너졌으나 그 후 고쳐 쌓았다.

조선 후기 밀양읍성의 동서남북 네 곳에는 성문이 있었으며... (중략)

 

밀양읍성은 근대 이후 일제의 침략과 전란을 겪으면서 파괴되었다.

1902년의 경부선 철도 부설 공사와

1934년의 교량 건설 공사 때 읍성의 성벽을 헐고 그 돌을 공사에 이용했다... (중략)

밀양읍성 안내판

 

야경맛집 밀양읍성 주차장에서 가장 가까운 동문에서부터 산책을 시작한다.

평소 겁 많던 아들 어디 갔는지...

어두운데도 겁도 없이 혼자 먼저 올라가 있다.

 

조명빨을 잘 받아 나름 멋있어 보인다.

이렇게 밤에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기분은 참 좋다.

 

일상적인 하루인데,

멀리 여행 온 기분이 나서!

 

그리고 아무런 이벤트 없이 흘러가버리는 저녁시간인데,

그 시간이 더 특별해지는 것 같아.

밤에 밖에 다니는 일이 좋다.

동문을 지나 성벽을 따라 걷는데...

지금부터는 조명이 없다.

핸드폰 조명에 의지해서 걸어 올라갔다.

야간 산행이다.

오른쪽으로 돌아보니,

요상한 주전자들이 보이고,

뒤로 돌아보니, 동문이 보인다.

동문 넘어 보이는 곳은 밀양여고

밀양여고는 앞으로 읍성이 보이고, 밀양강이 보인다.

와... 자리 정말 잘 잡았구나!

무슨 도깨비 불도 아니고...

성벽 옆 숲길은 등불들이 군데군데 길을 밝혀주고 있는데,

나름 이뻐 보이긴 한다.

근데 왜 성벽에는 조명이 없는 건지....

아직 설치하지 못한 거겠지?

여기가 치성이다.

예산이 부족했던지...

성벽을 돌로 섬세하기 쌓지 못하고,

시멘트를 들이부어놨구나...

 

언양읍성에서 배운 "치성"

치성은 적들이 성벽을 기어올라와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돌출시켜 만든 부분이다.

 

저기 꼭대기에 정자가 보인다.

하늘은 깜깜한데,

그래도 사진에는 초저녁으로 보인다.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왔다.

와! 밀양 시내 야경이 보이는구나.

이곳은 망루

높은 곳에서 적을 감시하고 방어하는 곳

 

망루란 

방어, 감시, 조망을 위하여 잘 보이도록 높은 장소에 또는 건물을 높게 하고 사방에 벽을 설치하지 않은 건물 또는 그와 같은 장소를 말한다.

밀양읍성 안내판

 

야경맛집 밀양읍성

여기가 포토존이구나.

핸드폰으로 조명을 밝혀야 모습이 찍힐 정도로 어두웠다.

어두워서 그런지 야경은 더 좋다.

야경맛집 밀양읍성

 

와, 좋다!

하며, 마스크를 내렸는데...

"버적..."

아차, 오늘 미세먼지 매우 나쁨이었지....

황사가 아주 잘 관찰되는구나!

얼른 마스크 꼼꼼히 다시 정리하고,

하산한다.

마음이 급했던지...

분명 제대로 찍었는데....

내려와서 확인해보니,

사진이 이 모양이다.

한창, 밀양읍성을 복원하고 공원을 조성 중인 듯했다.

여기저기 조형물도 많이 설치해두고,

등불을 설치한 산책로도 보였다.

성문을 돌아 내려오니, 표지석이 보인다.

돌아가는 길에 마지막 한 컷

낮에 오면 또 다르겠지?

밤이라 느껴지는 분위기가 좋다.

 

돌아오는 길에

신호를 차가 신호를 받는다고 섰는데,

나무가 가로등 불빛을 받아 제법 예쁘다.

 

선루프를 열고 하늘을 보니,

갬성 돋는다.

 

아이들과 다 같이

바람에 흩날리는 조명빨 잘 받은 나뭇잎들을 바라보며

"와....."

 

엄마: "엄마 지금 행복해..."

 

딸: "나도..."

 

아들: "나는 행벅해..."

 

엄마: "그게 뭐야? 행복이랑 뭐가 달라?"

 

아들: "행복해서 마음이 벅차다는 거야"

 

엄마, 딸: "오~~~~!!"

 

딸: "그럼, 내가 저거 그려줄게!"

 

2021.05.08. 21:20 우리 가족의 대화

 

그리고, 한밤중의 미술시간이 시작되었다.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남매

먼저, 딸램 완성!

신호등과 가로등 불빛을 받은 나무

(특별히 조명빨을 잘 받은 나무는 노란색이다.)

그 아래 차를 타고 신호를 기다리는 우리가족!

 

어? 근데, 밤인데 해가 있다.

 

엄마: "딸, 이건 뭐야? 지금 밤인데 왜 해가 있어?"

딸: "밤을 그리려면 전부 검은색으로 칠해야 해서,
그냥 해를 그렸어. 키키키!"

21.05.08.21:100 엄마와 딸의 대화

 

 

그렇게 깊은 뜻이.....

 

 

아들은 아예 지도처럼 그렸네

뭔가 다 완성되지 못한 이 느낌은....

 

그렇다.

매우 행벅한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도 잠시

크레파스를 두고, 두 남매간의 말다툼이 일어났고,

결국 오빠는 동생의 크레파스를 얻어 쓰지 못했다.

그리하여 오빠의 그림은 완성되지 못했다는 후문이...

 

 

아들램은 아이언맨이 되어 날아오르고, 엄마는 세상 다정한 엄마로 나와서 오늘의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 이 글은 평범한 하루가 야밤의 산책으로 한껏 갬성에 젖게 된 이모가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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