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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한겨울 빙판체험(도담상봉, 사인암)

아이들과 여행

by 내꿈은동네책방오너 2021. 2.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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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겨울여행의 마지막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늘은 단양팔경 중 두 곳

도담삼봉과 사인함을 소개한다.

 

아들램은 안내 책자를 보면서

정도전과 퇴계 이황이 좋아했던 곳이라며, 재잘거리며 도담삼봉으로 향했다.

 

도담삼봉(단양팔경)

 

조선 개국공신이었던 정도전의 유년시절을 함께해 준 훌륭한 벗이자
퇴계 이황 선생의 시심을 흔들어 놓은 명승지.

 

단양여행 둘째 날, 해 질 녘 도착한 도담삼봉

얼음이 꽁꽁 얼었다.

이 날은 제법 추웠다.

춥지 않았다면, 입구에 있는 배를 타고 도담삼봉을 관람하는가 보다.

 

단양강 중심에 우뚝 솟은 바위섬,

그곳에 있는 정자에 앉아있다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

 

글이 막 잘 써지려나?

세상 풍파를 비켜가는 기분이려나?

세상과 동떨어진 곳에서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볼 수 있으려나?

그래봤자 얼마 안 되는 바위 섬인데 뭐 다르려나.

 

강 한가운데 저렇게 우뚝 솟은 것 같은 바위섬이 신비롭긴 하다.

 

바위의 색이

아무래도 아래쪽이 많이 옅다.

가물었나 보다.

물의 깊이가 많이 얕아져있다.

물 부족이 심각한 상태인 건가.

아니면 지난여름에 너무나 많은 비가 내려서 그런 걸까?

 

물보다는 바람을 견디는 일이 더 힘들었나 보다.

바람을 견딘 바위의 색이 새카맣게 타들어간 걸 보니.

 

당장 얼음 위를 건너 도담삼봉으로 올라가고 싶은 아들이다.

 

도담삼봉에 못 오르니, 맞은편 바위라도 올라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

아무런 놀잇감이 없어도,

아이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놀이를 찾아낸다.

 

아이들과 여행을 하며 좋은 일은
아이들이 심심하다고 조르지 않는 거다.
스스로 재미난 일을 찾아낸다.

그럼 그동안 엄마는 여유로움을 즐기며
놀이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기만 하면 된다.

밖에서의 기다림은 여유로움이고,
집에서의 기다림은 인고의 시간이다.

그래서 엄마는 주말이면 밖으로 나간다.

차 안에서 아이들은 꼼지락거리며
가방에 넣어온 장난감으로 놀이를 하고,

엄마는 앞 좌석에 앉아
풍경이 바뀌는 카페를 즐길 수 있다.
남편과 오붓한 드라이브는 덤.

2021.02.27 미동책오 생각

 

 

 

푸른빛을 띤 빙판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보는 상상을 해본다.

 

이런 곳에선

나도 김연아처럼

트리플 악셀도 밟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려면 목숨부터 내놓고 시작해야 하나?

 

근처에 공원도 형성되어 있어서 아이들과 둘러보기에 좋았다.

 


마지막 날 가장 마지막 코스로 들린 곳은 사인암이다.

사인암

 

50m 높이의 기암절벽이 마치 긴 암석을 끼워 맞춘 듯,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단원 김홍도가 사인암의 절경에 반해 그린 <사인암도>가 전해져 내려온다.

 

급 궁금해지는 김홍도의 사인암도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검색해 보았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사인함도와 비슷한 곳을 찍어보았는데, 좀 비슷한가?

실물보다 그림이 더 멋져 보이는 건 왜일까?

 

사인암으로 가는 길.

주차장에서 사인암은 거리가 있다.

(주차장에서 사인암이 바로 보이진 않는다.)

 

 

 

다리는 무조건 건너고 봐야 하는 곳이니까

아들램 일단 건넌다.

출렁다리는 뛰어야 제맛!

 

여기도 다리 건넌다고 사인암이 잘 보이는 건 아니다.

그냥 건너보는 것.

 

사인암 아래 강이 꽁꽁 얼어있다.

표면이 조금씩 녹아있는 게 보이는데,

아들은 무모한 건지 용감한 건지, 맞은편으로 건너간다.

 

강의 깊이가 얕은 편이라 그냥 두었지만

절대 어른 없이 얼음 위에 올라가지 미리 않기로 약속했다.

 

 

얼음강을 건너오라고 재촉하는 아들을 위해

결국 엄마도 따라 건너가서 아이들과 한겨울 빙판체험.

 

쩡!

소리가 심상치 않다.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시간?

돌덩이 하나가 얼음 아래 빠져있다.

 

너, 얼음 위에 있다 내려간 거니,

하늘이 보고 싶어 얼음을 녹여버린 거니?

 

 

얼음 위에서 돌덩이 끌기.

옆에선 썰매를 타고 있는 가족이 있었다.

아들은 썰매가 없어서 뭐라도 끌어보고 싶었나 보다.

 

어릴 때, 할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썰매가 생각났다.

나를 위해 만들어주신 건 아니고

사촌 남동생(장손)을 위해 만들어주신 썰매.

 

 

누군가의 소원이 담긴 돌탑들이 이렇게 많다.

각자 어떤 소원들을 담은 걸까?

 

모두 다 이루어져라!

 

 

불안하게 돌탑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아들램

그만 돌아오라 해도 들리지 않는가 보다.

신기하게 하나도 넘어지는 것 없이 조심스레 걷는다.

 

결국, 아이들도 소원탑을 만들어낸다.

새로운 장난감이 갖고 싶었나 보다.

 

열심히 돌탑을 쌓은 아이들에게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 물어보니,

 

제법 컸다고.

대답을 안 해준다.

 

아직 덜 컸구나.

그 소원 들어주는 사람 엄마인데...

 

 

파란 하늘과, 얼음이 녹아내리는 강물을 보니

봄이 가까이 와있는 것 같다.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있는 놀이터

놀이터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아이들

시소도 타고 그네도 타고

 

이렇게 우리의 단양여행을 끝났다.

아이들과 함께 내가 어릴 적 가족들과 갔던 곳을

내가 꾸린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한다는 것은

그냥 미소 지어지는 일이다.

 

우리 부모님도 나에게 이런 마음이셨겠지?

아이를 키우고 보니 부모님의 마음이 더욱 애틋하게 느껴진다.

 

부산에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매일 아침 얼어있는 강을 바라보고,

실컷 눈을 느껴보는 시간이었다.

 

눈이 내리는 풍경도 보고

눈을 맞아보기도 하고

신나게 눈을 밟아보았다.

 

꽁꽁 언 강물 위를 건너가보고

그 위를 미끄러지듯 놀이했다.

그리고 소원돌탑도 쌓았지.

 

아이들과 한겨울 빙판체험을 끝으로

이렇게 우리 아이들의 겨울 여행은 마무리되었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추위를 아이들은 생각보다 잘 견뎌주었고,

강추위 속에서도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 이 글은 지나가는 겨울이 아쉬운 미동책오가 쓴 글입니다.

여러분의 댓글과 공감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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