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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미술관 "엄마 오늘 뭐 했어?" "엄마는 오늘 미술관 갔다 왔지~"

엄마의 취미

by 내꿈은동네책방오너 2021. 1.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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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1 아들의 겨울방학이 끝났다.

그래봤자, 3일에 한 번씩 학교에 간다.ㅎㅎ

 

너무나 기다려온 엄마 만의 시간이 왔다.

 

저녁에 아들과 딸이 묻는다.

"엄마, 오늘 뭐 했어?"

 

"엄마 오늘 미술관 다녀왔지롱~~"

 

"뭐 봤는데 사진 찍어 온 거 있으면 보여줘 봐"

 

"음..... 그럴까?"

 

상흔을 넘어

부산시립미술관 2020.09.25 - 2021.02.28

 

<상흔을 넘어>라는 중국 미술이 전시 중이었다.

중국은 마오쩌둥이 사회주의 체제가 들어서면서 예술을 비롯한 문화 전반에 걸친 극심한 탄압과 억압의 시대를 겪었는데, 그가 죽고 난 뒤 자본주의 일부를 차용하는 정책이 힘을 얻으면서 덩샤오핑이 새로운 권력으로 떠오른다.

그의 정책으로 중국은 급속한 현대화를 이끌어 낸다.

 

민주주의를 위해 저항하는 작가인 주진스

정부의 통제를 피해 아파트에서 예술 활동을 하는 작가 쑹둥

그리고 재개발을 통해 도시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표현하는 작가 류웨이

이렇게 3명의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쑹둥 <상흔>, 2020

부산시립미술관

 

쑹둥 <상흔>, 2020

 

2층 복도에 전시된 작품인데,

도시 재개발로 인해 사람들이 살던 곳을 떠나야 했기 때문에, 그 살림살이들을 묶어 장기판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오른쪽 방에서 장기를 두면, 복도에 있는 직원이 사림살이(장기말)들을 옮긴다.

 

관객은 장기를 직접 두는 사람을 볼 수 없다. 코로나19에서 모티브를 얻었지만,

재개발로 인해 자신을 주거지를 떠나야 하는 사람들과 보이지 않는 권력을 나타내는 것이라 한다.

 

힘있는 자가 두는 장기판위에서 힘없는 자들은 자신의 중요한 삶의 터전을 이동해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라고 다를까....?

 

 

쑹둥 <가난한 자의 지혜 - 비둘기와 함께 생활하기>, 2005-2006

부산시립미술관

 

 

쑹둥 <가난한 자의 지혜 - 비둘기와 함께 생활하기>, 2005-2006

 

 

중국에서는 비둘기를 키우기 위해 건물 지붕을 확장할 수 있는데,

이 공간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거지로 사용되었다는..

이게 지혜인가? 씁쓸하다.

 

 

 

쑹둥 (물 도장 찍기> ,1996

부산시립미술관

 

 

쑹둥 (물 도장 찍기> ,1996

 

 

계속해서 물도장을 찍는 사진이 반복된다.

심히 물도장을 찍지만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못한다.

인생은 덧없음을 표현하며,

억압적인 중국의 사회 상황을 드러낸다.

 

나는 매일 아침 힘들게 일어나 저렇게 열심히 흔적도 남지 않는 물도장을 찍으면 살아가고 있는건 아닌가...?

몇일 전 라디오에서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인생은 일어나기 힘든 아침과 잠들고 싶지 않은 밤의 연속이라며..."

 

 

 

류웨이, <단지 실수일 뿐 II No.6> 2009-2011

부산시립미술관

 

류웨이, <단지 실수일 뿐 II No.6> 2009-2011

 

 

이 작품은 버려진 구조물을 작품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처음, 주최 측의 실수로 작품을 잘못 조립해 그 형태가 변화되었는데,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전시가 이루어질 때마다 그 형태가 변환된다고 한다.

 

주최 측의 실수도 예술로 승화시키는 이 여유로움...

닮고 싶다!

 

 

주진스, <쇠락하던 시대의 도약>, 2019

부산시립미술관

 

주진스, <쇠락하던 시대의 도약>, 2019

 

 

보통은 캔버스에 물감을 적당량 덜어내 얇게 칠하며 작품을 만드는데,

이 작가는 엄청난 양의 물감을 사용하여 평면이 아닌 입체적인 작품으로 다가온다.

실제로 보면 그 양이 엄청나다.

(아주 물감이 들어있는 물통을 부어버린듯 함.ㅎㅎ)

마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부산 시민에게 위로를 전하기 위해 제작한 작품이라 한다.

 

개인적으로 다채로운 색상이 들어가 있어, 요런거 좋아한다 나는.^^

 

주진스, <남과 북>, 2020

부산시립미술관

 

주진스, <남과 북>, 2020

 

쌀종이를 하나하나 구긴 다음 다시 펴서 작품으로 제작했다.

13,200장의 쌀종이 시트로 이루어져 있다.

아주 큰 사이즈이고,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나타낸 것이라고..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상흔'이다.

크기에 놀랍다.

 

사소해 보이는 작은 구겨진 종이도, 정성을 들여 만들면 이렇게 멋진 작품이 되는구나...

 

내가 살고 있는 오늘이 물도장 찍기 처럼 무의미한 하루였다 생각할 수 있지만,
무의미해 보이는 구겨진 종이를 의미를 담아서 하나씩 엮어 놓는다면,
이것 또한 작품이 되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도 있다.

내꿈은동네책방오너 생각. 20201.01.27

 


이우환과 그 친구들 II

빌 비올라
조우

부산시립미술관 2020.10.212021.04.04

 

이우환 작가와 맥락을 함께 하여 미술사 중심에 있는 작가들을 소개하는 기획전이다.

이번엔 뉴욕출신 비디오작업을 많이 하는 빌 비올라 작품이 전시중이었다.

 

여러작품 중 한가지만 소개한다.

 

빌 비올라, <밀레니엄의 다섯 천사>, 2001

부산시립미술관

 

 

사람이 물속으로 뛰어드는 장면을 아래위 반대로, 또 재생방법을 반대로, 그것을 또 반대로 반대로 나타내어서,

마치 물속에서 승천하는 천사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상으로 5명의 천사가 그려지는데, 물소리도 같이 들려서 제법 멋지게 들린다.

 

천사가 있다면, 이런 신비한 모습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물어 떨어지는 모습과, 기포가 생기는 모습이 신비롭고 웅장하다.

단순히 물에 빠지는 영상이 이렇게 아름답게 그려질 수 있다니 놀랍다.

자꾸만 바라보게 된다.

압도적으로.

 


우리는 모두가 위대한 혼자였다


부산시립미술관 2020.07.17-2021.02.14

 

 

부산시립미술관 소장품으로 만든 전시회이다.

전시회 이름이 멋지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과의 만남이 조심스러워지는 이때,

조용히 둘러보며, 자기 내면의 위대한 혼자를 느껴보기 좋았다.

윤석남, <여인>, 2005

 

그리고 로나로 인해 도슨트가 진행되지 않다 보니, 오디오클립으로 작품 해설을 듣는데,

3개 전시 중 이 전시만 뮤지컬 배우 '카이'님이 직접 녹음을 하여 듣기에 너무 좋았다.

내 귀에 직접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 ^^

 


코로나로 인해 유료로 관람이 가능한 <이우환 공간>도 지금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그리고 기획 전시의 경우에도 유료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모두 무료로 관람이 가능해서 관람료 부담이 없다.(주차료는 있음)

 

코로나로 인해 전날 예약해야지만 관림이 가능하고, 관람시간은 2시간이다..

5개 전시를 볼 수 있는데, 나머지 2개 전시는 저번에 봐서 패스하고, 3개 전시를 모두 보고 나니, 2시간이 훌~쩍 지났다.

 

그리고 나오는길에 2020년 미술관 소식지를 보니,

 

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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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BTS가 왔다 갔다고 한다.

남준이 왔었다고^^

 

BTS 남준이 방문했으니, 또 다른 멤버도 오지 않을까?

'마주치면 어쩌지??'

하며 상상해보는,

 

미래책방오너는 오늘 하루 혼자만의 시간을 미술관에서 이렇게 행복해게 보냈답니다.

 

아이들에게 리플릿과 사진으로 똑같이 설명해 주었더니,

관심가지며, 다음에 꼭 같이 가자고 이야기 하네요...^^

 

한동안 미술관이 재미없다며 안가겠다던, 아이들이 이제 마음이 조금 바뀌었나 봅니다.

 

* 이 글은 미술관에서 가끔 고상해지고 싶은 미래책방오너가 쓴 글입니다.^^

* 여러분의 댓글과 공감은 미래책방오너에게 큰 힘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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