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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기의 즐거움(동시 읽는 초딩과 시집 보는 엄마)

독서교육

by 내꿈은동네책방오너 2021. 2.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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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그게 뭔가요?'

'그걸 왜 읽어야 하죠?'

 

어릴 때 학교에서 글짓기를 하는 날

산문을 쓸지 운문을 쓸지 선택할 때면,

나는 늘 운문을 선택했다.

시는 짧게 써도 되니까!

 

나에게 시는 그런 존재였다.

짧아서 좋은 것

하지만, 왜 읽어야 할지 모르겠고,

학창 시절 유명했던

류시화 님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정도

읽었을까?

 

그리고 시는 더 이상 나와는 먼 존재였다.

 

초1 아이가 여름방학을 맞았을 때,

학교에서 초등학생 권장도서 목록이 나왔다.

 

라면 맛있게 먹는 법 저자권오삼출판문학동네 발매2015.02.12.

 

 

제목만 봐선 동화책인 줄 알았다.

어라?

근데, 동시집이다.

 

이 책에 있는

재미있는 시 하나 소개한다.

<공부벌레>

                            권오삼

 

곤충도감에는 없어도

국어사전에는 있는

 

엄마들이

제일 좋아하는 벌레



라면 맛있게 먹는 법_권오삼

 

자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 일으면서

깔깔깔 어찌나 웃어대는지 모른다.

시집이 이렇게 재미있는 것이었나?

어쩜 이리 기발한 생각을 다 했을까?

 

요즘 글쓰기 관련 책에 관심이 많다 보니,

시집을 보는 것이 다양한 표현력을 배울 수 있어,

시를 쓸 게 아니더라도 글쓰기에 도움이 많이 된다는 글을 보았다.

 

그래서 나도 이참에 시집을 한 권 빌렸다.

 

카프카식 이별 저자김경미출판문학판발매2020.05.27.

 

내가 본 책에서 소개해 준 시인의 시집이 마침 신간 코너에 꽂혀있었다.

 

카프카식 이별_김경미 시집

 

카프카식 이별_김경미 시집

어라?

근데 이것도 너무나 좋다.

 

시집이 이렇게 좋은 것이었던가?

시 읽기의 즐거움이 이런 것이었구나.

 

주저리주저리 하기보다는

간략한 단어들로 상황과 감정을 심플하게 표현할 수도 있고,

긴 고민 끝에 간략하게 줄인 것도 좋고,

무거운 것이 가볍게 읽히는 것도 좋았다.

 

소소하게 힘이 되기도 하고

덤덤하게 옛이야기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30대 후반이 된 이제서야

시 읽기의 즐거움을 알아가고,

왜 시집을 사야 하는지 알게 된 나다.

 

한참을 신나게 보고 있는데,

옆에서 동시집 보던 아들이

"엄마가 재미있어할 시를 발견했어~

분명 엄마가 '빵' 터질 거야!!"

하며 가져와서 읊어준다.

<아기의 셈>

                                        곽해룡

한 명, 두 명, 세 명, 네 명......
아기가 개미를 셉니다.

'명'이 아니라 '마리'라고
엄마가 일러 줍니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네 마리......
아기가 사람을 셉니다.

'마리'가 아니라 '명'이라고
엄마가 일러 줍니다.

한 명, 두 명, 세 명, 네 명......
아기가 또 개미를 셉니다.

아기의 눈엔 사람이나 개미나 똑같습니다.



축구공 속에는 호랑이가 산다_곽해룡

 

축구공 속에는 호랑이가 산다저자곽해룡출판문학동네발매2016.12.19.

개미를 한 명 두 명 세고, 사람을 한 개 두 개 세던

어릴 적 아이들이 생각나서 얼마나 재미있던지

한참을 깔깔거리며 웃었다.

 

6세 여동생

8살 오빠

그리고 30대 후반의 엄마가

교감하는 기분 싱싱한 기분이다.

내가 아들의 친구, 딸의 언니가 된 기분이랄까?

축구공 속에는 호랑이가 산다_곽해룡

 

그 시간이 행복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6개월 전의 나처럼

시와 담쌓고 지내는 분들을 위해

오늘은 시집을 한번 읽어보시는 건 어떨지 권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딸을 위한 시집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고민해 보았다.

의성어 동시 저자콩세알출판블루래빗 발매2010.03.25.

 

아이들이 말 배울 때 많이 읽어줬던 동시집이다.

지금 한참 글을 배우는 딸에게 소리 내어 읽어보라 하기 좋은 책이다.

 

말 배우는 조카에게 선물했는데,

언니에게 전화해서 당분간만 보자며 다시 달라고 했다.

 

글 배우는 딸이 오빠와 엄마와 함께 시집을 보면 좋을 것 같아서.

남편을 위한 시집은 아직 찾지 못했다.

요건 혹시 남자분 이웃님이 추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아이들과 동시집을 읽으며 시 읽기의 즐거움을 느껴보세요.

아이와 마주 보며 깔깔깔 웃게 될 겁니다.

2021.02.18. 뒤늦게 시 읽기의 즐거움을 알게 된 이모 생각

시 읽기의 즐거움을 아는 순간 따라오는 것들

 

1. 말 배우는 아이: 반복되는 의성어를 따라 하며

음률에 맞춰 재미있게 말을 배울 수 있어요!

 

2. 글자 배우는 아이: 긴 문장보다,
짧게 반복되는 동시를 읽으며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어요!

 

3.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표현력이 향상될걸요?

많은 책에서 그럽디다.

 

4. 사소한 상황들도 시처럼 재미있게 표현하는

여유로움을 가질 수 있어요!

 

5. 엄마의 블로그 글 쓰기가 더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2021.02.18. 미래책방오너생각

 

축구공 속에는 호랑이가 산다_곽해룡

 

* 이 글은 어릴 때 내 마음을 닮은 시를 발견하여 기쁜 미래동네책방오너가 쓴글입니다.

여러분의 댓글과 공감은 큰 힘이 된답니다!^^

 

아, 그리고 남편을 위한 시집 추천 해주시면 좋겟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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