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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 <3강. 알랭 드 보통의 사랑에 대한 통찰>

엄마가 읽는 책

by 내꿈은동네책방오너 2021. 7. 1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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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9일 오후 1:12

 

3. 알랭 드 보통의 사랑에 대한 통찰

<사랑에 대한 적나라한 통찰>

 


-사랑에 빠지면 더 이상 '나는 누구인가'가 중요해지지 않고 '나는 상대에게 누구인가'가 중요해진다.

저는 모든 사람과 사랑에 빠지고 싶은 사람인가 봅니다.
욕심쟁이네요.
아니면 진정한 자아라는 게 없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늘 상대방을 의식하다 보니 '이런 이야기 좋아하지 않겠지?' '이런 이야기 오만하다 생각하겠지?' 하며 말 수를 줄이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 언니들의 다양한 요구에 지친 부모님들은 그냥 말없이 기다리는 저를 보며 엉덩이 두드리며 대견해 주셨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나를 표현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주고 지지해 주는 편이 더 편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를 잃어가는 기분입니다.
내가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나를 표현하는 연습이 안되어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은 욕심쟁이라 그런지 자아가 흐트러집니다. 옛날 같으면 이런 글도 못쓰는데, 그래도 이곳에선 모두가 응원해 주는 곳이니, 부끄러운 일도 다 표현해 보렵니다. 그게 나인데요 뭘 더 꾸미겠습니까?ㅋㅋ

사랑에 있어서도 늘 이 사람이 나에게 호감을 보이는지를 보고 시작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럼 자신감이 생기니까요. 그럼 그때부터는 나한테 이런 면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생각지 못한 센스 있는 모습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호감과 비호감을 결정짓지 못한 사람 앞에선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까를 걱정하다 보니, 말수가 줄어듭니다. 그냥 하고 싶은 말이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얘 또 날 흔드네... 흔들리기 싫은 자아가 아예 여행을 가버리나 봅니다.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었기 때문이었다고 오늘 확정 지어 봅니다.
나를 그대로 받아들여봐야겠습니다.
좀 이상한(?)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람이 당당하면 그것 또한 멋지게 보이잖아요.
그리고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판단하든, 모두와 잘 지낼 순 없잖아요.
내가 가까워지고 싶다 느끼는 사람은 제가 먼저 다가서 봐야겠습니다. 그때, 싫다면 할 수 없고요.ㅋㅋ


- 불충분한 자료에 기초해서 사랑에 빠진다.

남편과 연애를 시작한 이유는 '이 사람 뭐지?' 하는 궁금증이었습니다.
뭔가 독특하고 자기만의 세상이 있는 것 같은 느긋한 사람이었지요.

아직도 전 남편을 잘 모릅니다.
대표적인 예로 아직 남편의 키가 얼마인지 모릅니다. 본인은 180이 넘는다고 주장하지만, 180 넘는 친구를 내가 안 만나봤겠냐며, 입술 높이가 다르다 뻥치지 말라하죠. 당신 잘 때 줄자 대보겠다며 협박을 하기도 했지만, 그냥 지금의 불충분한 자료(?)인 남편의 의견을 존중하여 키가 180인 멋진 남자와 살고 있구나 하며 삽니다.

남편은 아직 내가 이해하지 못한 남자이고, 아직 궁금한 게 많은 사람이라 아직까지 사랑하고 그를 보면 흥미롭습니다.
6년을 죽어라 싸우며 연애하고 10년을 같이 더 살았는데, 이런 마음은 정상이 아닌 걸까요? 아니면 제가 너무 둔한 걸까요?

<이상과 현실 사이>
-우리는 워홀이 통조림에 했던 발견을 자신에게 해주는 사람을 사랑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여인의 매력을 발견해 주고 그것을 느끼하지 않게 고백한 후 연인으로 발전하는 능력을 가진 분은 대단한 고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그런 고수를 만나본 적이 없어서...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남자들은 알아서 여자의 매력을 발견해 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자들은 그렇게 자신의 특별함을 발견해 달라고 괴롭히죠.
"내가 왜 좋아?"

저는 아직도 주책맞게 남편에게 자주 확인합니다.
"나 왜 사랑해?"
세수 안 한 얼굴에 목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있는 저를 보고 표정 하나 안 바뀌고 대답해 줍니다.
"이뻐서."
남편, 진심은 어디다 두었냐?
아주 한결 같이 똑같은 대답입니다. 그렇지만 그 뻔한 답변이 난 듣기에 좋습니다.


<행복은 선택이다.>
- 거지가 질투하는 대상은 백만장자가 아니라 좀 더 형편이 나은 거지다.

 

도긴개긴인데 거기서 비교를 하고 속상해하고 부러워하는 저에게 도끼 같은 말입니다.

예전에 읽은 책 중 저자가 '자신이 가장 부끄러울 때는 나보다 가진 것이 적은 사람이 더 베풀 줄 아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았을 때'라는 글이 생각났습니다.


- 행복은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발견의 대상이다.

 


그럼 지금 나의 행복을 열 가지만 바로 발견해 보겠습니다.

1. 내가 쓰는 이 나무목재의 넓은 테이블이 딱 내 스타일이어서 행복하다.
2. 들려오는 이 음악이 딱 좋아서 행복하다.
3. 날씨가 좋아서 아침에 세탁한 수건들이 빳빳하게 잘 마르고 있는 것 같아 행복하다.
4. 밖에서 들리는 새소리가 나를 행복하게 해 준다.
5. 지금 막 들리는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에 내가 여행하고 있단 기분이 들게 해 주어서 행복하다.
6. 바로 마실 수 있는 따듯한 물이 바로 옆에 있어서 행복하다.
7. 맨발로 발가락을 꼼지락 거릴 수 있어서... 양말에 갇혀 있지 않고 자유로워서 행복하다.
8. 지금 앉아있는 의자가 편해서 행복하다.
9. 요가를 열심히 했더니 허리가 좀 탄탄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행복하다.
10. 지금 글을 쓰니까 행복하다.

<프루스트와 삶의 변화>
-삶을 영위하는 일상적 태도
-책은 그 자신만이 발달한 감수성으로 우리를 예민하게 하고 우리의 숨겨진 촉각을 자극하게 될 것이다.

 


코스모스 이야기를 보며 아이와 산책하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아이와 산책을 하다 보면 걷기 힘들어 안아달라며 조를 때가 많아요.
그때 번쩍 아이를 안아 들 수 있다면 좋으련만, 태어날 때부터 근육이 없는 몸이라, 그건 좀 힘들어요.
그러니 그때 뭐라도 흥밋거리를 찾아야 해요.
길가에 올라온 이름 모를 작을 꽃에게 말을 걸어보기도 하고, 그것조차 없으면 하늘을 올려다보며 구름으로 아이의 관심을 돌려봅니다.
"저 구름 호랑이랑 토끼 같지 않아? 호랑이가 토끼 잡아먹으러 가나 봐"
"아니야, 호랑이가 심심해서 같이 놀자고 쫓아가는 거야"
그러고 나면 아이는 금세 힘든 것을 잊어버리고 다시 산책을 합니다.

아이 덕분에 주변을 관찰하는 버릇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근데 아이가 너무 빨리 커버리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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