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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엄마가 읽는 책

by 내꿈은동네책방오너 2021. 9. 2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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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현대단편소설을 자주 접하고 있어요.

이러다 긴 호흡으로 읽어야 할 장편소설을 읽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살짝 들긴하지만,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꽤나 흥미로워요.

© sincerelymedia, 출처 Unsplash

 

이 책도 단편집인데, 재미있습니다.

뒤에 작가의 말을 보면, 작가는 일을 하는 동안 이 소설들을 썼다고해요.

와우.

일의 기쁨과 슬픔이라는 책 안에 있는 <일의 기쁨과 슬픔>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주인공 안나는 중고거래 어플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회사에서 일을 해요.

대표는 직원들이 평등한 위치에서 일을 할 수있도록, 영어이름을 씁니다.

아이러니한건 영어이름을 쓰지만 경어를 쓰고 있고, 또 대표는 그것에 대해 싫어하지 않는 눈치라, 영어이름을 쓸 이유는 본인이 이름이 촌스러워서 인 것 같다는 한가지 이유만 남아요.

© Free-Photos, 출처 Pixabay

 

최근 중고거래에 도배하다시피 하는 글들이 자주 올라옵니다.

미개봉 상품들을 판매하는데, 판매하는 물품이 아주 많아요.

근데 거래 성사율이 좋아 이용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러가지 의심스러운 점이 보여서 사장은 안나에게 물건을 사는척 사용자명이 '거북이알'인 판매자를 만나게 됩니다.

판매자는 카드사 공연기획관련 업무를 했었데요,

그리고 이 회사 대표는 SNS를 관심있게 한답니다.

어느날 대표는 관심을 갖고 있던 공연개최 소식을 본인의 SNS에 기재하려 마음먹었는데, 거북이알이 회사홈페이지에 공지를 한거죠. 물론 내부 결재를 받아서...

이에 대해 앙심을 품은 대표는 거북이알을 엿먹입니다.

회의중 포인트를 많이 주는 것이 좋다는 언급을 하자, 대표는 포인트가 그렇게 좋다면 월급을 포인트로 받아보라는 말 한마디에 거북이알은 월급은 포인트로 지급받게되요.

명백한 갑질...

© servuspaul, 출처 Unsplash

 

하지만, 명백한 갑질 앞에서 거북이알은 살아남을 방법을 찾습니다. 회사 쇼핑몰에서 할인된 상품들을 포인트로 결재하여 중고거래를 통해 현금으로 교환을 합니다.

그리고 이 거래를 위해 필요한 시간들은 모두 회사 업무시간 안에 이루어져요.(이게 참 통쾌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회가 변화하면서 평등한 조직을 추구하는 바람이 불고 있지만, 여전히 갑질은 이루어지고 있고, 이름만 영어이름을 쓸 뿐 경어는 아직도 쓰고 있으며, 회의는 모두 직급이 높은 사람의 마음데로 이끌어가고 결정내려지지요.

하지만, 이에 맞춰 살아가야하는 직장인들도 적응하여 살아남아요.

질척인다기 보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법 산뜻하게 회사생활을 해내고 있는 것 같아요.

회사에서 그만큼 버텨내면 월급이 들어오고, 그 월급으로 여행도 다니고 내가 갖고 싶은 물건을 살 수 있으니까요.

옛날 '직장 생활'이라는 단어를 보면 늘 아빠의 축 처진 어깨, 가장의 무게... 이런 것들이 그려졌는데, 요즘 세대들은 워라벨, 일과 내 삶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잖아요.

© hautier, 출처 Unsplash

 

언제 갑자기 죽을지도 모르고, 언제 갑자기 안좋은 일이 불어닥칠지 모르니, 오늘 하루 소확행하기 위해 예쁜 쓰레기들을 사모으고, 갬성을 찾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것들을 즐기기 위해서 필요한 일도, 주어진 것들을 받아들이며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안나는 회사에서 이해되지 않는 동료를 한번 더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고, 일하면서 생기게 되는 서로의 벽을 허물기 위해서 한발 더 다가가려 노력도 해요. 어차피 그도 힘들다는거 알고 있거든요.

사실 살면서 가족보다 더 오랜시간 함께 생활하는 사람이 직장동료에요. 그들과 모나지 않게 잘 지내며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맡아서 하게되면 월급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우린 그 월급으로 누릴것들을 누리며 살아가지요. 아주 많은 사람들이요. 그리고 불필요한 감정은 배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같아요.

너무 무겁지 않게, 적정선에서 일의 기쁨과 슬픔을 느껴보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산뜻하고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일의 기쁨과 슬픔저자장류진출판창비발매2019.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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